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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 Hold Your Breath
1975°F
2024. 7. 16. 23:13
음~
아 키퍼링 오랜만이다
준비된 플레이어는~
인장 갈아끼우고
야옹 해보세욬ㅋ
유차니가해야되
야옹 하면 출발함!ㅎㅎ

아코여워 키퍼권력 ㄹㅇ좋다
그럼 유찬깅의 냐옹과 함께 세계를 열어볼게요~^^
.
.
.
깜빡, 깜빡.
오래 감겨있던 듯 뻑뻑한 눈을 뜨면.
흐린 눈앞에 천천히 세계가 구축됩니다.
온통 하얀 사방과, 정면에 보이는 열린 검은색 문.
본래보다 한참이나 높은 듯한 시야…
모든 것이 이질적으로 느껴집니다.
목을 조르는 손길마저요. "
피부에 선연하게 닿는 폭력적인 감각… 매끄럽고 단단한 촉감에 점차 질려가는 숨.
떨쳐내기 위해 몸을 움직이려 해도, 어째서인지 제대로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겨우 그 감각의 근원지를 향해 시야를 내리면,
당신의 목을 조르고 있는, 어쩐지 낯선 모습의 은재이와 눈이 마주칩니다.
당신과 은재이를 둘러싸고, 방호복을 입은 연구원 차림의 사람들이 여럿 서 있습니다.
자신이 쥐고 있는 당신의 목을 한 번,
자신을 바라보는 당신의 눈을 한 번 바라본 은재이가.
유쾌한 목소리로 웃으며 묻습니다.

그는 목을 조르는 힘을 덜지도 않은 채 당신을 채근합니다.

대답 안 해? 못하는 건가.

당신의 대답을 듣자, 웃고 있던 은재이의 표정이 어그러집니다.
그리곤 당신의 목을 조르던 손을 떼어내고 두어 걸음 비틀거리며 당신에게서 물러납니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으니 어쩔 수 없지. 이거라도.
혼잣말을 중얼거린 그는, 비틀거리며 당신에게서 멀어지더니.
철컥,
손에 들고 있던 총의 안전 장치를 풀고….
연구원1:뭐야, 이건 이야기가 다르잖아…!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에게 난사합니다.
두 명이 총에 맞아 쓰러지고, 나머지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칩니다.
은재이는 도망가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당신에게 다가갑니다.

약이라도 맞은 건지, 당신의 몸에는 여전히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은재이는 당신을 부축해 상냥하게 의자에 앉혀두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듯 목덜미에 키스합니다.

반가워서….
그렇게 덧붙이는 표정은, 상기되어 있습니다.

무릎을 꿇어 당신과 시야를 맞춘 은재이가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속삭입니다.

내 곁으로 돌아온 걸 축하해. 진심으로.
그리고 은재이는 문을 통해 방을 나갑니다.
활짝 열린 검은색 문과, 총에 맞아 쓰러진 사람 둘….
당신은 이 방에 남겨집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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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 -2
저린 온몸에 아주 느리게 피가 돕니다. 머리에도 그제야 피가 도는 것 같습니다.
잘 생각해봅시다. 무언가 이상해요.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어제?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걸까요.
은재이의 머리카락은 꽤 길어져 있었습니다. 목소리도 앳된 티가 거의 사라졌고요.
…어느 정도 진정하면, 상황이 비로소 눈 안에 제대로 들어옵니다.
✎:당신은 흰 독실에 덩그러니 놓인 의자에 등을 깊게 기대고 앉아있습니다.
바닥이며 벽은 모두 정갈한 하얀색이어야 했을 테지만, 시체 두 구 때문에 피가 잔뜩 튀어 붉은색이 드문드문 보입니다.
…어라? 하나가 꿈틀거리는 것 같습니다.

✎:현재 널린 총은 없지만, [시체 두 구]의 방호복을 벗긴다면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움직이지 않는 쪽의 방호복을 벗기면,
✎:얼굴 부분의 유리로 눈을 허옇게 뒤집은 시체가 보입니다.
총을 급소에 맞았는지 절명했군요.
그러고 보니, 방호복은 보통 어떨 때 입는 옷이었죠?
위험 물질에 노출되어 있을 때.
하지만 당신은 여기에 맨몸으로도 있는데….
...
✎:방호복이 벗겨진 시체의 살점이 순식간에 뭉개지고,
허연 뼈
가 드러나더니.그것마저 재로 흩어져 바닥에 가라앉습니다. 옷가지만 남았습니다.

기준치: | 73/36/14 |
굴림: | 3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억울..)
이성 감소 없음.
공포탄 4발이 든 권총 획득.
✎:그 사이 살아있는 쪽은...
이 장면을 목격하곤 히익, 하고 겁에 질린 소리를 내며 문 쪽으로 꿈틀꿈틀 기어갑니다.

연구원1:허억, 헉… 살려… 살려줘…..
이런 개같은… 그 녀석을 믿는 게 아니었는데….

연구원1:하,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군. 잘 들어. 우리는 어떤 사람의 완벽한 복제를 만들기 위해 연구해 왔다….

지능 판정 가능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방호복은 대체 왜 입고 있는 걸까요? 은재이가 목을 조른 건? 그것은 평소같은 가벼운 이유는 아닌 듯 보였습니다. 물어보면 답을 알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연구원1:그러지 않으면… 너나 은재이 같은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전부 죽어버리니까!

연구원1:…너희는 둘이서 하나의 숨을 나눌 수 있잖아. 그거야, ‘성공’인 줄 몰랐을 테지…! 원래 실패작들은 그렇게 처분한다고…! 젠장, 너도 실패작 아냐?!
이게 무슨 에X게리온 기어다니는 소리인가요?
당최 알 수가 없습니다.

.......고통에 씨근덕대던 사람의 신음이 잦아듭니다.
죽은 건지, 기절한 건지, 미동이 없네요.

유찬, 시체의 머리통을 눌러봤자 별사탕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그것보다도, 어디선가...
...툭, 툭... 하고.
계속 신경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배유찬, <듣기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45/22/9 |
굴림: | 51 |
판정결과: | 실패 |
(뉴냐냐)
유찬...
귀기울여 다시 들어볼까요?
패널티 없이 강행합니다.

기준치: | 45/22/9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천장에서 들리는 소리입니다.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면, 높은 천장이 마치 밤하늘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무수한 별들을 흉내 내는 작은 전등이 아름답게 빛나는, 아득한 밤하늘이네요.
툭, 툭. 하는 소리에 맞춰 하늘의 한쪽이 꺼졌다가, 다시 켜지기를 반복합니다.
...기이합니다.
어쩐지 알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기준치: | 73/36/14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
그때, 천장에서 종이 한 장이 팔랑팔랑 떨어져 내립니다. 이렇게 쓰여 있네요.
✎:동그라미 하나입니다. 맞다는 표시 같기도 하고, 0이라는 숫자 같기도 합니다.
이래서야, 이 방 안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당신뿐인 것 같습니다.
열려있는 검은색 문이 눈에 띕니다. [판별실]이라는 문패가 달려 있네요.
온통 흰 방에 핀 튀 조금... 그리고 검은색 문뿐이라니.
이질적인 상황이지만, 저기로 나갈 수 있겠습니다.

✎:문을 나서면, 바깥은 사방의 벽이 전부 거울로 이루어진 거울 복도입니다.
난잡하게 반사하는 광경 탓에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거울이고 벽인지, 시작이고 끝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천장의 밝은 조명이 [거울]에 비친 당신의 얼굴을 선명하게 비춥니다.
눈에 띄는 것은 그뿐만이 아닙니다.
복도에는 조형물들이 주르륵 세워져 있습니다. 몸은 교복에, 머리에는 헬멧을 쓰고 있는 [마네킹]입니다.
긴 복도의 끝에는 다시 검은색의 [문]이 굳게 닫혀있습니다.

✎:단순히 곧은 직선의 복도임에도 불구하고, 거울로 이루어진 탓에 곳곳으로 사물들이 반사되어 보입니다. 당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은, 어쩐지… 이질적입니다. 남의 옷인 듯 품이 미묘한 하얀색 셔츠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는 모습도 그러니와.
목에 시퍼런 멍이 들어 있으니까요. 손자국 모양입니다. 아까 은재이가 조르면서 생긴 걸까요?
하지만 그렇게까지 아프지는 않았는데.... 지금도요. 통증이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은 목을 거의 죽기 직전까지 졸린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렇게 한참 거울을 바라보면… 이 손자국의 주인이 은재이라는 것이 더욱 명백해집니다.
✎:하지만 정말 하나도 아프지 않은걸요.
평소보다 훨씬 더 무감합니다.
시체처럼.

✎:총 10개의 마네킹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서 있습니다. 모두 턱 끝부터 발끝까지 단정하고 익숙한 교복을 입고 있습니다. 체구는 유찬, 당신과 유사하네요.
배유찬,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66 |
판정결과: | 실패 |
✎:눈부신 조명에 헬멧의 하단 부분이 반짝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마네킹에게 씌워진 헬멧에 금박으로 「 실재하는 너와 닿고, 대화 나눌 날이 오길. 」이라고 적힌 것이 눈에 띕니다.

헬멧을 벗긴다면,
그 안에는 놀랍도록 당신과 유사한 얼굴이 들어 있습니다.

기준치: | 72/36/14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감소 없음. 우리의 크툴루는 이 정도로 당황하지 않습니다.
마네킹을 닮은 당신. 당신을 부활시키고 싶었던 걸까요.

은재이는 한 사람만 바라보나 봅니다... ^^
✎:예상치 못한 곳에서 당신의 얼굴을 마주했다는 것과는 별개로,
마주친 그것은 이목구비, 머리 색과 길이, 홍채마저 당신을 모티브로 만들어낸 것만 같은 훌륭한 예술품입니다.
헬멧을 벗겼음에도 요동 없이 정면만을 응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그냥 당신의 본을 딴 마네킹인 걸까요? 이런 곳에 왜?
꼭 살아있는 것만 같습니다.

...퍽.
......주륵.
말랑한 것 같기도 하고. 딱딱한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그 아래 미약한 온기가 돌고 있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가짜 배유찬이 코피를 흘렸으니까요. 주륵.

꼭 진짜처럼 생겼습니다. 가짜에게 최후를 선사하기 전에 말이나 걸어볼까요?

말을 걸면, …당연히 대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마네킹에게 무엇을 기대했던 걸까요.
라고 생각한 순간.
ㅡ 쩌저적 하는 기괴한 소리와 함께,
마네킹의 턱관절이 기괴하게 벌어지더니,
당신의 목소리
와 유사한 소리를 냅니다.`“네가 기어이 나를 죽여버려도 완전히 잊어버려선 안 되니까.”
그리고, 산산이 부서져 내립니다.
✎:바닥이 당신의 모습과 놀랍도록 닮았던 그것의 살점과 피로 흥건해집니다.

기준치: | 72/36/14 |
굴림: | 15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성 감소 없음.

제발어떡해
검은 문만 남았습니다... 들어가나요?

문은 아주 단단해 보입니다. 잠금장치는 보이지 않습니다.
✎:문에는 고급스러운 명패가 하나 달려 있는데,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또한 안에서는 무언가가 바쁘게 차칵차칵, 돌아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정말 들어가나요? 문은 이곳밖에 없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눈에 담기도 어려울 만큼 거대한 서재가 눈에 들어옵니다.
여기는 대체 어디인 걸까요?
기묘한 공간들만 이어진다는 의문이 머리에 스치는 순간,
방의 정 가운데에 마구잡이로 흩어진 처참한
시체 더미
를 밟고서,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서 있는 은재이를 발견합니다.

왜 이렇게 빨리 왔어?
은재이는 뺨에 튄 피를 손등으로 성급하게 문질러 닦다가,
피가 번진 건지 홍조가 도는 건지 알 수 없는 붉은 얼굴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이번 건 좀 특이하네... 그래도 기분 좋다.
그래도 이제 네가 있으니까 괜찮아.


오래 지켜온 시체가 사라진 걸, 방금 발견했거든.
하지만 이제 됐어... 너로도 괜찮아.
어차피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데 내가 아직 준비가 덜 됐거든, 미안.
조금 이따 다시 봐.

은재이는 순식간에 읽던 책만 움켜쥐고서, 곧장 등 뒤에 있던 다른 문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찰칵.

✎:덩그러니...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 문도 검은색이네요.
...당신은 또다시 이 거대한 서재에 혼자 남겨집니다.
아니죠, [시체 더미]와 함께입니다.
주변을 살펴본다면, 당신의 키의 몇 배에 미치는 [책장]들이 즐비하고, 바닥에는 고급스러운 검은색의 [러그]가 깔려있습니다.
당신이 서 있는 서재 입구의 맞은편에는, 사무실을 연상시키는 [책상들]이 보입니다. 높은 천장의 벽에는 큰 [시계]가 붙어있습니다. 돌아가며, 차칵, 차칵 소리를 냅니다.

✎:시체들은 하나같이 방호복을 입고 있습니다. 여긴 도대체 뭘 하는 곳일까요?

✎:방호복을 입을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은재이도 입고 있지 않았고, 연구원의 말에 따르면...

✎:몸을 소중히! 합시다. 총 조심 인간 조심.
물론 제일 조심해야 할 건 은재이지만...
아주 높은 책장들입니다. 책장의 구석구석 방향제가 놓여있지만, 이것도 감각이 무뎌진 탓일까요?
아무 향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책은 의학, 생명공학, 화학 전공 서적부터 시작해 신화, 업무 서류 파일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입니다.
살피다 보면, 중간중간에 튀어나온 책들이 보입니다. 비교적 최근에 본 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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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생명공학, 혹은 Myth라는 단어가 앞머리에 붙은 책들이네요. 유난히 두꺼운 [Myth of ■҉̨̘̟͙̲̥̗̩̰̀̓̐̕■̶̪̥͉̤̲̠̬͕̎̔̂͂́͜͞■̵͙͚͚҇̇̅̊͜■҈̡̱͓̯̐̅͠ͅ]라는 책이 눈에 띕니다.
Myth 이후의 언어는 읽을 수가 없습니다. 내용 역시 세계의 각개 국어와 더불어 짐작조차 가지 않는 언어가 섞여 있습니다. 어떻게 읽어볼 수 없을까요? 서재를 둘러보면 읽을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책을 챙깁시다.

✎:푹신하고 부드러운 양털 러그입니다. 시체 더미가 올려져 있지만 않았더라도 좋았을 텐데요.
<근력 판정>으로 시체 더미를 치우고 러그의 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러그를 끌어내 바닥을 확인해본다면, 옅은 빗금이 보입니다. 사람 하나가 충분히 드나들 수 있을 만한 크기의 네모난 빗금이네요.
딱 봐도 비밀 문입니다.
다만, 손잡이가 없습니다. 다른 곳에 있는 걸까요? 주변을 조금 더 살펴봐야겠습니다.

✎:몸이 좋은 유찬, 책상들 살펴봅니다.
사무실의 파티션처럼 책상들이 구획을 나누고 놓여있습니다. 책상에 앉아있다가 살해당한 사람들도 있군요.
공통적으로는 책상 위에 저마다 작은 [액자]가 놓여있습니다. 아, 저기 [은재이의 책상]도 보이네요.

✎:이건.... 소중한 혹은 중요한, 친밀한 사람과 함께 찍은 듯한 사진들입니다. 이렇게나 가지런히 액자에 들어있는걸요.
다만, 사진 속의 인물은 죽은 사람인 것 같네요. 기일이 함께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공통점을 찾았습니다. 그렇다면 은재이도?

(재이 책상도 살펴본다.)
✎:다른 책상들과 비슷합니다만, 이름표가 놓여 있어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은재이의 액자는...
사진만 뺀 듯 텅 비었군요.
✎:정신 사납게 붙여진 [메모지]들과 함께, [두꺼운 노트]와 [알 수 없는 기계 장치], 그리고 책상의 하단에 커다란 [서랍]이 하나 보입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의 이름이 줄줄이 적혀 있습니다. 옆에 특이사항도 함께 메모되어 있는데요. 대충 보면 세계에서 권위적인 과학자, 수학자, 의사, 생명학자, 천문학자 등등.... 다양한 직종의 지식인들입니다.
그리고, 모두 소중한, 혹은 중요한 사람을 잃었다고 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저능)
✎:(귀여우니까됐음)
이것은… 일기장일까요? 아니, 그보다는 무언가의 정보들을 생각나는 대로 적어둔 것 같습니다.
눈에 띄게 많이 살펴본 페이지가 저절로 펴집니다.
...
✎:「그가 준 몇몇 책들은, 아니, 그것들은, ‘쓰는’ 방식으로 소통한다. 사용하는 언어는 늘 제멋대로이기 때문에 번역기를 꼭 사용해야 한다. 나는 이곳에서 많은 것들을 헷갈리고 또 잊어간다. 책들은 정보를 내주는 만큼 나의 기억을 잡아먹는 것 같다. 착각이겠지만, 그러니까, 여기에도 적어둔다. 그것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빈 페이지에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그것들이 하는 질문의 답을 쓰면 된다.」
얼떨결에 페이지가 뒷장까지 넘어갑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것들이 늘 진실만 말하는 게 맞을까? 만일 내가 이 장소를 제공해 준 그에게 농락당하는 것일 뿐이라면?… 이 모든 것을 어서 끝내버리고 싶어. 전부 무의미해. 유찬아, 너도 나와 같은 고독을 겪었으면 좋겠어. 그래서 네가 깨어났으면 좋겠어.」
은재이의 필체에서, 당신을 향한 알 수 없는 집착과 약간의 광기가 느껴집니다.

기준치: | 72/36/14 |
굴림: | 4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감소 없음.

✎:생전 처음 보는 모양의 기계입니다. 투명한 원 모양의 유리가 기계의 중심이고, 그 뒤로 금속 휠들이 잔뜩 달려 있습니다. 기계 장치에는 메모지가 한 장 붙어있습니다.
메모지를 확인하면, 사용법: 알 수 없는 언어를 원 안에 비추면 번역한다. 알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해준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마침 알 수 없는 종이 한 장이 밑에 깔려있네요. 시험해볼까요?

✎:금속 휠들이 끼릭끼릭 돌아가면서, 정말로 당신이 알아볼 수 있는 형태로 원 안의 글자가 바뀝니다. 번역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 ▒▒▒▒▒▒들에게 지구는 특별하게 맛있는 먹잇감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입맛에 맞추기 위해 변환 과정을 거치는데, 대표적인 변환 과정이 '생존에 필요한 조건'을 바꾸는 것이다. 」

✎:가능합니다. 한 번 비추어볼까요?

✎:읽을 수 없던 책을 기계 장치로 비추어 보면, 책장의 글씨들이 저절로 사라지더니, 새로운 글씨가 쓰입니다.
✎:...오른쪽 페이지가 대답을 기다리듯 비어있네요.
서랍에 펜이 잇을 것 가튼 기분...

✎:펜이개많다
하나쯤 쌔벼도 모를듯
펜이 잔뜩 들어 있습니다. 하나쯤 꺼내 써도 되겠습니다.

✎:유찬이가 펜을 쌔비지한다
금색의 거대한 시계는, 시침, 분침과 초침 구분 없이 오직 한 개의 바늘만이 정각을 향해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 바늘은 현재는 숫자 11을 한참 지나는 중입니다. 아주 미세하게, 조금씩 숫자 12를 향해 나아가고 있네요.
숫자 12 아래에 작은 글씨가 쓰여 있습니다.

✎:당신이 대답을 적으면, 책에 또다시 알 수 없는 글자가 떠오릅니다.
기계 장치의 원 안에 비친 그 글자는「 그렇다면, 발밑을 보라.」 입니다.

✎:당신의 발밑을 확인하면, 발밑에 교묘하게 숨겨져 있던 스위치가 보입니다.
눌러볼까요?

✎:그것을 누르면, 덜컹. 소리와 함께 러그 아래에서 발견했던 비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열린 비밀 문 아래로 칠흑 같은 공간이 보입니다. 폭이 좁고 단이 높은 계단이 펼쳐져 있습니다.
…살고 싶다면 저 아래로 내려가라는 뜻일까요?

✎:유차니가 쏠랑 내려갑이다
✎:계단을 따라 컴컴한 어둠 속을 향해 들어가면, 당신의 걸음을 따라 양옆에서 등불이 차칵이는 소리를 내며 켜집니다.
약간의 눅눅한 공기. 어째서인지 약간 오한이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양옆의 벽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고, 나아가지 않은 저 너머는 아직 불이 들어오지 않은 탓에 끝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벌레 기어가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오직 서늘한 적막만이 유지되는 어둠.
이 어둠 속을 벽을 더듬으며 나아가노라면,
…어느 순간부터 손에 닿던 고른 금속의 느낌 대신에 우둘투둘한 [쇠창살]이 손에 닿기 시작합니다.

✎:흐릿한 형체들이 쇠창살 너머에 가득합니다. 어두워서 자세히 보이지는 않는군요.
천장에 당겨서 불을 켤 수 있는 [스위치]가 길게 내려와 있습니다.

찰칵, 소리와 함께 쇠창살 너머의 공간에 불이 환하게 들어옵니다.
쇠창살 너머로 들어갈 수 있는 문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불빛이 비추어진 그 너머에는...
...
...
벌거벗은 인간들
이 동산
을 이루듯 쌓여있습니다.
기준치: | 72/36/14 |
굴림: | 88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
배유찬,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취향이 좀...)
아니, 자세히 살펴보면, 저건… 정말 인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미(dummy)에 가깝습니다.
엉성하게 마감된 손가락 부분이나 얼굴이 없는 것을 보면 눈치챌 수 있는걸요.
하지만 저렇게 많은 더미가 왜 저 너머에 쌓여있나요…?
✎:더미의 조금 옆에, 커다란 흰 침대가 하나 놓여있는 것이 보입니다.
흰 침대는 [기계 장치]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침대 위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생전 한 번도 본 적 없는 의료 장치들입니다. 굉장히 많습니다.
단순히 창고에 물건을 한데 모아둔 것이 아니라, 실사용을 위해 배치해두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배유찬, <지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3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가만히 기계 장치를 살펴보자면, 저것들은 생명을 유지하는 장치라기보다는 시체를 보존하는 장치에 가까워 보입니다.
문득, ‘오래 지켜온 시체가 사라졌다’던 은재이의 말이 떠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흰 침대에는 무엇이 눕혀져 있었을까요? 그것은 어디로 간 걸까요?
쇠창살은 몇 미터를 더 이어지다가 이내 다시 금속 벽으로 돌아옵니다.
차칵이는 소리와 함께 마지막 등불이 켜지고,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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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검은색 문이 보입니다.
잠겨 있지 않고, 너머에서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디로 이어지는 걸까요?
✎:검은 문을 활짝 열면, 눈부신 빛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내내 어둡던 통로에 있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반짝이는 조명의 불빛, 은은하게 풍겨오는…
____의 향기.
이게 무엇의 향기였죠?
갑작스럽게 북받쳐 올라오는 감각의 잔재들에 혼란스러워하기도 잠시.
이곳은... 삭막하기 그지없는 방입니다.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을 제외하곤 아무것도 꾸며져 있지 않습니다.
✎:[책장]과 [책상], [침대], [옷장] 등 평범한 일상 공간을 위해 꾸며진 구성이 눈에 띕니다.
방금 유찬이 열고 나온 바닥의 문을 제외하면, [왼쪽 벽]에 하나, [오른쪽 벽]에 하나씩 문이 있습니다.

✎:깔끔한 검은색 책장입니다. 책들이 가지런히 꽂혀 있으며, 한 권의 [책]만이 가로로, 책장의 왼편 칸쯤에 비스듬히 올려져 있습니다. 대부분이 읽을 수 없는 제목이거나, 생명 과학과 공학, 혹은 신화서입니다.
서재와 비슷한 구성이군요. 모든 책이 한참을 읽은 듯 책의 끝부분이 너덜거리고 손이 탄 흔적이 있습니다.

✎:표지의 어느 면에도 제목이 없습니다. 펼쳐보면, 이 문단이 또렷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읽으면 어쩐지 정신이 어지러워집니다.

기준치: | 71/35/14 |
굴림: | 4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감소 없음. 오컬트 기능 5점 상승.
그 문단 아래에 메모지가 하나 붙어 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일 숨을 나눌 상대가 먼저 죽어버린다면, 그 상대의 복제품을 만들어 대신할 수 있는가? 복제품이라도 살아가도록 나의 숨을 줄 수 있는가?」
[책상], [침대], [옷장]과 [왼쪽 벽], [오른쪽 벽]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회색 모노톤의 딱딱한 철제 책상입니다. [모니터]가 놓여있고, 비스듬하게 내려놓아진 [책] 한 권과 깔끔하게 정리된 필기도구가 보입니다.
배유찬,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서재에서 은재이가 사라지기 전, 손에 쥐고 있던 책인 것 같습니다. 검은색 하드커버이며, 책의 제목은 ‘일기장’입니다.
일기장이라는 제목의 책도 있나요? 그게 아니라면... 저자인 은재이,의 일기장이겠습니다.

✎:비스듬하게 내려놓아진 [책]을 펼쳐보면, 시작은 무척이나 충격적인 문장입니다.
...당신의 죽음에 대한 절망과 고통이 뒤섞인 문장들입니다.
당신이 이렇게 살아 있는데도요?
✎:그는 어째서인지 당신의 죽음을 몇 번이나 되짚고, 추모와 먼 집착을 토해냅니다.
글은 몇 장 넘겨 이어집니다.
그리고 가장 마지막 장에, 잉크가 마르지 않은 문장이 쓰여 있습니다.
✎:「실패작이라도 상관없어. 멸망이 코앞인걸. 온전한 너는 이미 5년 전에 잃었음을 인정할게. 시체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는걸. 오래 버텼지. 그래. 날 찾으러 와. 내가 널 찾아 헤맸던 것처럼.」
혼란스러운 말이 휘갈겨진 낱장을 마지막으로 기록이 끊깁니다. 책 밑에는 CD 2장이 깔려있습니다.
이곳에 CD 플레이 기기는 보이지 않으므로, 챙겨두었다가 다른 곳에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1. 인터뷰]와 [#2. 리허설]이라고 적힌 CD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CD들을 돌아볼 여유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일기장의 내용이,
...미친 것 같으니까요.
당신을 향한 모독과 죄를 범한 그의 일기장을 읽었습니다.
당신은 이렇게 멀쩡히 숨을 쉬고 있는데, 그는 당신을 소생시키려 한다고 적혀 있네요.
저자가 ‘그’인 기괴한 일기장으로부터 당신의 죽음을 접한 배유찬,

기준치: | 71/35/14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성 -1
배유찬, <지능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100 |
판정결과: | 대실패 |
(머리 터진다 나)
많이 혼란스러운 유찬...
✎:지하통로에서 보았던 빈 침대에 당신의 시체가 누워 있었을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그건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고 했죠. ...당신은 정말 은재이가 창조해낸, 배유찬의 모조품에 불과할까요? 더 알아보아야겠습니다.

✎:8개 구역의 상황을 비추고 있는 CCTV입니다.
첫 번째 화면에서는 유찬이 처음 깨어났던 하얀 방을, 두 번째 화면에서는 벽이 모두 거울이었던 복도를, 세 번째 화면에서는 서재를, 네 번째 화면에서는 서재의 시계를,
다섯 번째 화면에서는 지하통로를, 여섯 번째 화면에서는 화원처럼 보이는 곳의 입구를, 일곱 번째 화면은 검은색으로 가득 메워져 있고,
여덟 번째 화면에서는,
…하얗게 눈이 내리는 하늘이 보입니다.
벌써 겨울이던가요.
✎:그때, 여섯 번째 화면에서 움직임이 감지됩니다. 은재이의 모습입니다.
화원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모니터에 잡힙니다.
안에 들어간 이후의 동선이 파악되지는 않습니다. 저기로 향했나요.

✎:문을 조사해볼 수 있습니다.

✎:왼쪽 문은 서재로 이어집니다.
아까 은재이가 들어가선 문을 걸어 잠궜던 방이 이 방이겠군요.
오른쪽 문은 알 수 없는 곳으로 이어집니다.
침대와 옷장을 살피지 않고 바로 나가나요?

✎:문을 열고 나오면, 탁 트인 홀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또다시 피냄새가 흥건합니다.
바닥에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쓰러져 있습니다.
전부 죽었습니다. 서재와 같습니다.
✎:바닥에는 붉은 융단이 깔려있고, 벽에는 고급스러운 [그림]들이 몇 점 걸려 있습니다.
높은 벽의 상단은 스테인드글라스입니다. 바깥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빛에 따라 홀의 바닥에 아름다운 색색의 [형상]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정면에 검은색의 정문이 있습니다.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문입니다. 저 문은 화원과 이어지겠지요.

✎:세 점의 그림이 있습니다. 양팔을 벌려도 잡기 어려울 만큼 커다란 그림입니다. 지나가듯 그림의 내용을 살펴볼 수 있겠습니다.
[1] 물컹물컹한 점액질에 선명한 분홍빛 색감의 뇌가 담겨 있습니다. 극사실주의 화풍입니다.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2] 수많은 인간을 밟고, 단 하나의 인간만이 위에 올라서 하늘을 향해 양팔을 뻗고 있는 그림입니다. 추상주의 화풍입니다.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3] 유찬의 얼굴이 그려진 초상화입니다. 그런데, 화폭 안에 담긴 유찬의 얼굴이 한 명이 아닙니다. 무려 11명입니다. 같은 얼굴이 11개씩이나 그려져 있다니, 과하네요. 모두 눈을 감고 있는 것이 어쩐지 으스스합니다.

✎:바닥에 비추어진 스테인드글라스의 형상은 세 쌍의 연인을 황홀하고, 또 기괴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 연인은 키스를 나누고 있고, 두 번째 연인은 서로를 꼭 껴안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연인은… …아니, 저게 연인이 맞던가요?
단순히 사람 둘을 짝지어 놓은 것은 아닐까요.
✎:세 번째 연인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위에 올라타 목을 조르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 형상이 색유리에 잘게 반사된 빛으로 바닥에 그려집니다.
지워지지 않는 자국 같습니다.
문득 스쳐 지나가는 알 수 없는 모독적인 기분에,

기준치: | 70/35/14 |
굴림: | 83 |
판정결과: | 실패 |
이성 -1
✎:정문을 활짝 열고 바깥으로 나서면, 회색빛의 하늘 아래 바깥에는 한창 [눈]이 내리는 중입니다.
햇살은 밝고 따사롭…나? …날씨를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여간, 시야에 보이는 것은 아름답게 꾸며진 넓은 화원입니다.
분명 은재이는 이 안으로 들어갔죠.
화원은 대부분 키가 높은 나무와 덤불 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어디가 이 화원의 끝이고 바깥으로 나가는 출구인지를 가늠하기 어렵게 합니다. 날씨에 맞지 않게 만개한 검고 파란 꽃이 살랑거립니다.

✎:피부 위로 내려앉은 축축한 눈은 결정의 모습을 금방 흐트러트리며 사라집니다만, 전혀 차갑지 않습니다. 이건 당신의 감각이 무뎌진 탓일까요?
어쩌면 이건 진짜 눈이 아닐지도 모르고요. 옅게 내리는 진눈깨비가 시야와 더불어 사고를 흐트러트립니다.
화원의 입구로 들어서면, 몇 걸음 떼지 않아도 삽시간에 주변이 푸르른 꽃과 높게 자란 나무로 가득찹니다.
코너마다 오래되고 기괴하게 보이는 조형물들도 잔뜩 놓였고요.
[왼쪽]으로 꺾을 수 있는 길과 [오른쪽]으로 꺾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한참을 걷다 보면, 꽃들 사이에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이 놓여있습니다.
아주 정밀하고 자세하게 세공되어 있지만, 그 형상이 소름 끼치도록 생생하고 기분 나쁩니다.
조형물이 내뻗은 촉수에 책 한 권이 들려 있습니다.
책은 읽을 수도 있고, 읽지 않은 채 다시 나온 갈림길(왼/오)로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이성 3 차감.

✎:당최 알 수 없이 머리만 아파지는 내용입니다.
또 한참을 걷다 보면, 아주 커다란 나무 두 그루가 보입니다.
아니. 한 그루인가요?
두 그루가 서로 아주 가까이 붙어 자라, 마치 한 그루인듯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배유찬,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50/25/10 |
굴림: | 3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비슷한 키를 하고 있지만, 한 그루는 아주 비쩍 말라 드문드문 썩어들어간 부분마저 있습니다. 마치 다른 한 그루에게 모든 영양분을 뺏겨 버린 듯한 형상입니다.
…그래도 썩은 부분 중 일부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두 나무가 함께 붙어 있기 때문일까요.
다시 나온 것은 갈림길입니다.

✎:계속 걷다 보면, 꽃잎이 하늘하늘 떨어지는 꽃밭에 다다릅니다.
…떨어진다고요?
눈이 내리는 이 상황에, 떨어질 꽃들이 이렇게나 만개해 있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만개한 꽃들 가운데 여러 송이가 불특정하게 툭툭 그 꽃송이를 바닥으로 떨굽니다.
마치, 인간의 머리가 떨어지는 것만 같아요. ""
그 기괴한 현상을 목격한 배유찬,

기준치: | 66/33/13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감소 없음.
✎:멀쩡한 꽃송이들이 삽시간에 떨어져 이룬 꽃잎 더미는 어딘가 징그러우면서도 동시에 아름답습니다.
충분히 헤맸습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들어가야 은재이를 만날 수 있는 걸까요.
그때, 누군가 어깨를 붙잡습니다.
??:길을 잃으셨나요?
뒤를 돌아보면, 유들유들하게 웃는 호감형의 미남자가 언제부터인지 당신의 뒤에 서 있습니다.
어깨에 닿았던 손길을 거두고 사람 좋게 웃는 남자의 모습을 보니 어째선지 마음이 안정됩니다.

✎:맞습니다.
??:재이가 제법 잘 하고 있는 모양이군요. 최근에는 통 실패작 뿐이라고 투덜거리던데 말이에요.
몇 년 만에 눈을 뜬 기분은 어떤가요?

??:그러는 당신은 누구인지, 스스로를 알고 계십니까? 지금 남이 누구인지를 질문할 때가 아닐 텐데요.
뭐, 굳이 말하자면... 죽은 이를 살려내길 바라는 사람들의 욕망을 지켜보기를 좋아하는 조수입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걸 염원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아시나요?

??:하하, 일기장이라니. 정말 안 어울리는 취미네. 그럴 수도 있겠어요.
뭣보다 당신이 죽은 지 벌써 5년이 지났어요. 역시나 기억은 안 나겠군요. 은재이가 당신의 복제품을 만들어내려고 혈안이 된 게 5년째거든요.

??:그렇다고 할 수 있겠네요. 내가 ‘작은 도움’을 줬죠.
하여간, 멸망을 목전에 두고서도 은재이가 당신에게 매달리는 걸 보면 당신이 어지간히 중요한 사람이었던 모양인데. 그와 무슨 관계였어요?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진정됩니다.
??:하하. 명료하네. 지금 하늘에서 내리는 게 뭔지 아나요?

??:시계를 보지 않았어요? 종말론자들이 펼치는 주장이 현실이 되었답니다. 은재이는 그걸 조금 먼저 알아차리고 대책을 강구하던 모양인데.
눈처럼 보이지만 그건 아니고… 하늘. 이 세계의 천장의 잔재예요.
우주고 뭐고 이 세계가 샅샅이 부서져서 떨어지는 거예요. 그리고 새로 만들어지겠죠.
말마따나 거기서 당신들 둘 다 살아남을 방법은 없겠지만.... 어쨌거나, 아름다운 광경이죠?

남자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입을 다뭅니다. 화제를 바꾸고서.
??:아아, 그나마 여긴 양호하죠. 이미 이 저택 밖의 길거리는 난장판이 됐을걸요.
순식간에 살점과 피로 흩어져서... 쾅!
방호복을 입고 있던 상당수의 시체들이 떠오릅니다.
본인이 멸망의 목전에 서 있음을 깨달은 배유찬,

기준치: | 66/33/13 |
굴림: | 21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감소 없음.
??:아까 재이가 당신을 살렸냐고 했죠. 글쎄요. 본인이 진짜 같나요? 뭐가 되었든 간에. 그를 너무 믿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그가 당신을 왜 살려내려고 했겠나요? 너무 좋아해서? 증오해서? 글쎄…
내가 작은 ‘장난’을 쳐서 기회를 만들어주기는 했지만, 더 색다른 볼거리를 보여주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나도 슬슬 떠나보려고 해요.

??:그래, 힌트를 좀 줄까요? 죽이거나 죽는 걸 전부 포기하고 진한 키스라도 나눠보는 것도 좋겠죠. 은근 그런 거에 환장하거든요. 높으신 분들은.
하찮은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 같은 것들 말이에요.
은재이를 찾는다면, 당신이 오기 직전에 저택으로 돌아갔답니다. 딱 엇갈렸네요. 신의 장난처럼.
이쪽 길로 쭉 나가면 저택이에요. 세 번째 액자를 살펴봐요.

??:당신도 서두르는 게 좋을 거예요. 멸망까지 얼마 안 남았거든요. 화원과는 달리 멸망에는 출구가 없답니다.
…수상쩍은 남성이 알려준 길로 향하자, 다시 화원의 입구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은재이를 만날 수 있을까요.
저택의 홀로 들어서면,
갑자기 거대한 그림이 툭, 벽에서 떨어집니다.
하마터면 위험할 뻔했네요.
✎:고개를 들어 세 번째 그림이 걸려 있던 자리를 바라보면, 그곳에는… 검은 문이 보입니다.
그동안 봐 온 검은 문 중에 가장 작습니다. 화원에서 마주한 수상한 남자가 알려주려던 통로는 이것이었을 것입니다.
...여기야말로 은재이가 있을까요.

✎:작고 좁은 문을 열면, 길고 어두컴컴한 계단이 위로 쭉 이어집니다. 잡을 수 있는 철제 난간이 있습니다.
볼에 닿는 서늘한 공기는 축축하고, 손에 잡히는 철제 선반은 소름끼치도록 차가워서, 당신이 살아있음을. 온전히 느끼게 합니다.
모든 감각이 돌아왔습니다.
✎:이태까지 쭉 괜찮았던 목덜미에도 시큰이는 통증이 돌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위로 한참을 올라가면… 다시 큰 검은색 문이 보입니다.
작고 좁은 문을 열면, 길고 어두컴컴한 계단이 위로 쭉 이어집니다.
잡을 수 있는 철제 난간이 있습니다.
볼에 닿는 서늘한 공기는 축축하고, 손에 잡히는 철제 선반은 소름 끼치도록 차가워서.
당신이 살아있음을. 온전히 느끼게 합니다.
✎:그렇게 위로 한참을 올라가면… 당신은 어느 방에 이르러 있습니다.
방은 정갈하고 고요하며, 어둡습니다.
[CD 플레이 기기]가 있고, 앉을 수 있는 의자가 흰 스크린을 마주 보고 있습니다.

▶ [#1. 인터뷰]
✎:스크린에 서서히 흐린 빛이 쏘아지며, 영상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곳에 불러 모았다는 저명한 지식인들의 인터뷰입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사랑하는 사람’을 되살리기 위해 이 실험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종말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은재이가 인터뷰를 합니다.
은재이가 저 지식인들을 모두 불러 모은 장본인입니다.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은재이:“저는 세계가 몇 년 내로 종말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마 5년은 겨우 버틸까요?”
“아주 우연히 알게 됐어요. 사이비 같은 것도 아니고요. 그냥. 알게 됐어요. 징조를 느꼈죠.”
“하지만, 실은... ‘종말’은 아주 은유적인 표현이에요.”
“신세계에서 살기 위한 새로운 생존 법칙이 생긴다는 편이 맞겠죠.”
“종말 이후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2명분의 숨이 필요해요.”
“자신과, 상호 강렬한 감정을 가진 타인.”
...
은재이:“유찬아. 그래서 나와 너는 서로에게 숨을 줄 수 있어. 그런데 네가 먼저 죽어버렸고.”
“따라서 나는 너를 감히 살려내기로 했어.”
영상이 끝납니다. 다음 CD를 볼까요.

▶ [#2. 리허설]
✎:영상은 이어지는 듯합니다. 스크린 속의 은재이는 당신의 기억 속 모습과 가깝습니다.
그의 표정에서 약간은 지친 듯한 느긋함과 여유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자세히 보면 카메라에 언뜻 보이는 옷깃 위로는 피가 잔뜩 튀었습니다.
은재이:...312번째 더미. 드디어 유찬과 비슷한 개체야.
솔직히 말해서, 유찬이 이 방법을 좋아할지는 모르겠는걸.
하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내가 미치지 않았다는 말에도 설득력은 없겠지.
하지만 별 거 아니잖아?
그러니 계속할 작정이야. 오늘 만든 312번째에게 말을 걸어서, 그가 대답한다면 성공작이라고 할 수 있으려나.
그리곤 카메라가 조금 내려갑니다. 수술대에 누운
당신
의 모습이 보입니다.은재이가
당신
을 소중하게 끌어안고 묻습니다.익숙한 질문입니다.
은재이:유찬아, 나 알아보겠어?
아주 고요한 정적 속, 몰아쉬는 은재이의 숨소리만 잡히는 가운데.
눈을 뜬 스크린 속 당신은... 옅은 숨을 뱉으며 선명하게 속삭입니다.
`“멍청이.”
그리고, 당신이 일전 보았던 대로,
당신은, 아니. 당신을 닮은 그것은 살점과 핏덩이로 녹아내리듯 부서져 내립니다.
은재이의 팔 안에서 한 줌 핏물이 흘러내립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은재이가 무엇을 이루고자 했는지는 몰라도 완전한 실패입니다.
잠시 화면이 멈춥니다. 신경질적으로 한숨을 내쉬는 은재이가 다음 영상에 나옵니다.
머리카락이 긴 은재이가 다음 영상에 나옵니다.
차가운 표정을 지은 은재이가 다음 영상에 나옵니다....
은재이는 당신을 살려내겠다는 행위에 점차 몰두하고 집착합니다.
그러한 모습에, 경멸을 느끼나요. 혹은…

기준치: | 66/33/13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성 -1
✎:전신을 타고 흐르는 알 수 없는 미묘한 기분에 몇 발자국 뒤로 몸을 물립니다.
…등 뒤에, 아까까지만 해도 느껴지지 않던 인기척이 닿습니다.
당신의 팔을 잡는 손길이 부드러우면서 견고합니다.
그래요. 당신에게 익숙한, 그러나 어딘가 한없이 멀고 그립게만 느껴지는 손길. 느낌. 향기.
당신을 바라보는 저 눈빛.

무척이나 기쁘고 환한 표정을 지은.
은재이.



기분이 어때?
아, 사실 그딴 건 중요하지 않지만. (엷게 웃는다. 유쾌하다.) 궁금하잖아.


그냥,
널 보고 싶었으니까...
냉소적으로 대하지 말아줘. 유찬아.


이제 너도 좀 아파봤으면 좋겠어.
화내지 않을 거지?

이런 말 하면, 넌 나에게 화낼 거야?

화낼 거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내가 아무리 널 멋대로 살렸다지만, 넌 그럴 자격 없어.


영영 무뎌진 채로 괴롭게 살다 죽어버려.
난, 그걸 기대하면서 죽는 건 정말 즐거울 것 같아...
아,
이렇게 말하고 나니까...
마음이, 좀,

다 널 좋아해서 그런 거야.

악취미네, 정말... ... (생각한 대로라고 할까, 그보다는 더 의외라고 할까.) 나도 널 좋아하는 것 같아. 그 미친 저주가 질척한 사랑 고백으로 들리는 걸 보면.
몇 걸음 걸어간 은재이가 흐린 빛이 쏟아지는 스크린을 걷어냅니다.
그 뒤에 드러나는 것은 검은 문입니다. 어느 때보다 검고, 반듯한.
문의 손잡이를 은재이가 먼저 잡으며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이번에는 은재이와 함께 들어가는 검은 문입니다.

네가 깨어나면 보여주고 싶어서 준비한 게 있어.
언젠가는 성공할 거라고 믿고 있었으니까...
한결같다고 해줘.

문 너머로 향하면, 시야를 환하게 물들이는 조명들이 아름답습니다.
반원 형태의 유리돔이 하늘에서 눈처럼 쏟아지는 세계의 파편들로 얼룩덜룩하게 빛납니다.
이곳은 흡사 정원의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종말을 맞기엔 너무나 안정적인 장소네요.
아직 여린 줄기에 매달린 꽃송이들이며 나무의 푸른 잎들이 건재합니다.
그동안 맡아왔던 피비린내나 냉한 냄새가 단숨에 잊힐 정도로,
끝을 직감했기에 더욱 진한 생명의 향기가 정원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 정원에 활짝 피어난 것은...
당신의 머리를, 눈을 닮은 꽃입니다. 노력이 가상하지 않나요.
은재이는 당신이 뭐라 따져 묻지 않았음에도 조용하게 중얼거립니다.



넌 정말 이상해. 꼭 진짜같이...


한 번만 안아줘.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더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위압적인 풍경에 자꾸만 시선이 갑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것처럼, 세계의 파편이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유리 돔에 부딪혀 떨어지지만, 눈앞으로, 머리 위로 지나는 모든 풍경이 비현실적입니다.
화원에서 마주쳤던 기이한 조각상과 흡사한 대리석상들이 배치된 장소.
대리석상들은 어떠한 의식의 일환 마냥, 원을 그리고 모여 있습니다.
은재이는 마주 끌어안았던 팔을 풀고, 그 원의 중앙으로 당신을 이끕니다.
그가 당신을 소생시키려 애쓴 것은, 오직 이 순간만을 위해서일 것이라는 생각이 스칩니다.
은재이가 환히 웃습니다.
그리고, 세계가 종말을 맞아가는 중인 가운데.
당신에게 조용히 속삭입니다.

내 숨을 가져가 줘.
그가 당신의 손을 끌어 자신의 목에 올립니다.
그 손길이, 마치… 당신이 눈을 떴을 무렵, 그가 당신의 목을 졸랐던 것처럼 자신의 목을 졸라 달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손에 닿은 은재이의 목은 뜨겁습니다.
손 아래 맥박이 조용하게 고동치고 있습니다.
하늘이 무너져가고, 세계가 종말을 맞는 가운데.
은재이는 당신을 살리기 위해 그 지난한 길을 걸어온 것입니다.
그러니 그런 그의 숨을 멎게 하는 일은 간단하며, 오직 당신만이 이루어 줄 수 있는 것입니다.
그가 친절하게도 자신의 목에 당신의 손을 얹어주기까지 했잖아요.
손아귀에 힘을 주면 끝입니다. 간단히 이 생명을, 이 숨을 앗아갈 수 있습니다.
무엇을 망설이나요. 선택의 시간입니다.

(서서히 네 목을 조여간다. 숨이 턱 막혀 겨우 답만 할 수 있을 정도로. 특히 제 손은 타인의 것보다 훨씬 무감하니까, 조심스럽고, 또 세심하게...)
재이야. 너 역시, 살면서... 오직 나를 통해 살아있음을 느꼈어? 새로운 감각, 새로운 경험, 내가 너를 통해 느꼈던 것처럼?

날 기억해.
내 시체를 엉망으로 난도해도 좋지만 영영 머릿속에서 지우는 건 안 돼.
알았지?

(손에 점차 힘 들어간다. 죽일까. 죽이는 게 맞는 걸까. 평소라면 굴릴 필요도 없는 머리 끝까지 굴려가며 무게를 가늠했다. 그러다 숨이 끊어지기 직전, 피가 잘 통하지도 않아 뇌의 회전이 느려질 즈음 손에 힘을 풀었다.) 계산이 끝났어. 은재이... 재이야. 넌 나를 살릴 자격도, 죽일 자격도 다 갖추었지만, 최상위의 자극을 멋대로 선택해 쥐여줄 자격은 없어. (여상한 웃음 띠며 내려다 본다.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겠어?)
너로 인해 아프고 괴로웠으면 좋겠다고 했지. 널 죽이고 대신 나 혼자 살아남는 것으론 네가 혼자 감내해야 했던 고통을 전부 청산하기 힘들 거야. 나는 그런 사람이니까. 사랑하는 사람의 몫을 동일하게 느낄 수 없는 사람이니까... 그러니 너를 위해... 기꺼이 미움 받는 쪽을 선택할게. 화를 내도 좋아. 다시금 실의에 빠져 원망해도 좋아.
차라리 함께 멸망해서, 사랑하는 두 생을 잃어버려 어떤 자극으로도 메울 수 없는 유일무이한 고통을 선사해 줘.
은재이의 표정이 점차 일그러집니다.
언제나 여유작작했던 미소도, 지쳤을 때에도 눈에 띄던 느긋함도,
사그라들듯이.
두어 번 콜록이는 것으로 숨을 갈무리한 은재이가 당신을 비스듬히 바라봅니다.

널 짓밟고 죽이고, 심장 조각 끄트머리까지, 아, 전부, 고통스럽게 할 방도가 없네.
그럼 나는 어떡해야 해? 내가 널 증오할 수 있을까? 그런 채로 죽어버릴 수 있을까?
세계가 무너집니다. 우리의 손안에서, 서로의 숨과 삶도 세계와 함께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 세계에서 온전하게 남아있을 수 있는 것은,
둘 중 그 누구도 아닐 것입니다.
은재이가 숨을 헐떡이고, 당신의 목에 손을 얹고, 애매한 힘으로 압박해보기도 하지만,
숨을 갈취하지는 못합니다.

세계가 맞는 종말은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비극적이고 잔혹한 참사라지만, 우리가 맞는 종말은 서로의 손아귀에서 이루어집니다.

대답해.


은재이의 메마른 뺨으로 흐르는 세계의 빛, 무너지는 삶,

맞닿은 손에서 불타오르는 듯한 뜨거운 온도가 우리를 집어삼킵니다.
단 한 문장으로 토해내는 증오, 얄팍했던 '좋아해'는 이제 없습니다.
…우리가 박동을 거즈음 멈춘 것은 하늘에서 더는 파편이 떨어져 내리지 않는 때였습니다.

널 선택할 거야. 또 널 선택할 거야. 그리고, 작금의 네 선택보다 더한 바닥으로 널 떨어뜨릴 거야. 네가 내 끝을 망쳤어!
주변은 무섭도록 고요하고, 화원의 모든 것은 생명을 잃어 회색빛으로 물들었습니다.
하늘은 검지만 밝게, 이 고요한 저택.
멸망한 세계에서 다른 이의 숨을 빌어 살아가게 된 것은 결국...
아무도 없습니다.
.
.
.
아. 참으로 작고,
고요한 절망입니다.
KPC 로스트, PC 로스트.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핫ㅇㄴㅌ너요............................
아니진짜실화냐, 은재이개빡침엔딩
저렇게 화낼 줄은 몰랏는데
✎:유찬님: 빅 엿을 선물,
흠 아니 왜냐면
유찬님이... 없는동안
그 자체로 괴롭기도 햇지만? 5년동안
희망고문을 계속 당한거자나요?
자꾸 가짜만 만들어지고
✎:그래서 원래 좀 화나잇고 괜히 원망하던 상태였는데
유찬님이... 원하는대로 순순히 안살아줘서
화낼만햇다고,생각
5년동안...멀위해서 그렇게까지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전개인적으로 좋앗허요 도파민중독자들의 끝이란...
배유찬이 재이님 좋아햇던 것도 자기 혼자서는 느낄 수 없는 자극을 줘서인데... >> 그 부분에서 혼자 사는 것보다 같이 죽는 게 객관적으로 더 큰 자극이었음
✎:좋은느낌준다.........
은재이는 유찬님 살아난 시점에서
원래는 상호자극~을 추구햇는데
이렇게된시점에서는 네자극관심없고 나만,오로직나,나를위해서 괴롭게살아줘,
mode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개웃기네
다뚫는 창과 어쩌고 방패의 싸움임
✎:그 뭐지 편안해지는남자님(크툴루)
이 키스하라고했는데
키스했으면 둘다 생환엔딩(완전짜잔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웃겨ㅠㅠ수고하셧서요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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