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han Henry:..(눈살을 찌푸린채 네가 채 책을 살피기도 전에 이를 닫아버린다.)..이상한 서점이네. 괴이한 연구라도 했던 걸까. (책을 던지듯 다시 꽂아둔 뒤 서점을 빙 둘러보며 낮게 중얼거린다.)..역겨워.
엘로디 베르트랑:(옆에서 바라보다가, 넌지시 던진다.) 하나의 예술일 수도 있지. (표정은 태연하고, 딱히 드러나는 거부감도 없다.) 별 것 없네.
어디로 갈까요?
Ethan Henry:하. 예술, 또 시작이네 엘로디. 이제 지겹다 못해 짜증이 날 지경이야. 아, 혹시 이것도 네 소행이려나?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어. 너란 녀석은.(씹어뱉듯 불만을 표하고는 너를 돌아보지도 않은 채 서점 밖, 셔터가 내려진 서점 앞으로 다가간다.)
엘로디 베르트랑:너 같은 사람에게 이해를 바라지 않아. 내가 멍청이도 아니고. 그 오만한 기색 누르려는 시도도 안 하는 주제에 말은 많네, 헨리. (고개를 살짝 오른 쪽으로 꺾었다가, 예의 그 미소를 짓는다. 넌더리 나는 건 매한가지라고.)
반투명한 유리창 사이로 책장들이 눈에 띕니다.
보통 이런 곳이라면 같은 규격의 책장을 사용할 텐데 책장의 높이는 제각각입니다.
한 [책장]이 오늘따라 눈에 밟히네요.
Ethan Henry:멍청이가 아니라고? (피식 새는 웃음이 고요한 골목을 맴돈다.)..너만큼 아둔한 놈을 본 적이 없는데도. 뭐, 상관없어. 마찬가지로 네가 나를 이해하기엔 너무 버겁겠지. (말끝을 흐리며 책장을 유리창 너머로 샅샅이 살펴본다.)
엘로디 베르트랑:뭐라도 있어? 어차피 닫힌 문인데. 그래, 아둔한 내가 묻는 질문에 친히 답해줄 수는 없을까. (이제 진저리 치지도 않고 느긋한 말로 묻는다. 무어가 있는데 그래.)
Ethan Henry:..(사실을 깨닫는 순간 차라리 저것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말 걸- 하는 멍청한 생각이 스쳐지나간고 꺼림칙한 감정과 소름에 눈동자는 동요했으나. 부러 흔들림 없는 목소리를 내어본다.)..별 것 없어. 셔터가 쳐진 서점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겠지. (그러나 혹시 모르기에 유리창이 잠긴지 확인하고)
잠긴 것 그대로입니다. 다시 보니 책장 그림자인 것 같기도 하고... 잘못 보기라도 한 걸까요.
엘로디 베르트랑:(네 표정 분명 보았음에도, 걸고 넘어지지 않는다. 평소라면 구태려 잡고 무슨 말이라도 했을 텐데. 이전과 다름없는 눈으로 널 보다가, 따라 걸을 뿐이다.)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마저 갈까? 피곤해보이네. (걱정에서 나온 말이 아니란 것만은 확실했고.)
Ethan Henry:(평소와는 다른 태도에 의아함을 품을 법도 했지만 그런 생각을 할만한 정신이 아니었기에, 사소한 것은 가볍게 넘겨버린다. -지금은 너 따위를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듯이.-)..그래. 어서 돌아가야지.(4차선 도로 쪽으로 나아가며)
✎:저 멀리 흙더미들이 쌓여있네요. 공터 중간에서 흐려진 길 위에는 무릎 아래까지 자라난 잡초들이 무성합니다.
공터와 가까워질수록 알 수 없는 악취가 짙어집니다.
다리를 스치는 풀의 감촉이 어쩐지 불쾌하네요.
아, 풀이 닿은 쪽 옷에 진득하고 붉은 즙이 묻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식물이 이러는지...
Ethan Henry:(그래, 붉은 즙은 무슨. 이건 절대 잊을 수 없는 비린내다. 정육점에서 흔히 맡아지는 그런 동물의 피비린내가 아니라 좀 더 독기 있고 역한 - 그런 거. 내심 신경이 쓰여 네 쪽을 슬쩍 돌아봤지만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최악이야. 서둘러 돌아가는 편이 좋겠어. ..그뿐이야.
엘로디 베르트랑:음, 이번 생각은 유일하게 같네. 마찬가지야. 너는 집에 가야 하니까. 많이 피곤할 텐데.
지나가는 차 한 대, 그 옆 인도를 걸어가는 사람 한 명 없이 적막감만이 감도는 넓은 도로입니다.
Ethan Henry:..내가 왜 피곤하더라. 오늘 뭘 했었지? (아마 아까 그런 것들을 봐서 잊은 것 뿐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며 하염없이 높은 건물을 물끄러미 올려다본다.)..오늘따라 기운이 없네. 이상한 일들도 많고. 지독한 꿈을 꾸고 있는 느낌이야.(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며 공터쪽으로 걸음을 돌렸다.)
엘로디 베르트랑:글쎄, 무언갈 했겠지. 얼마나 피곤하면 환각이라도 보는 것 마냥 행동해? (아, 너 원래 그랬던가.) 얼른 집으로 돌아가서, 다시 네 세계에 군림할 계획이라도 세워야 하지 않을까. (비웃듯 말하고, 네 답은 듣지 않겠다는 양 앞서 걷는다.)
Ethan Henry:..(기시감이다. 눈은, 신체는 이곳에 아무것도 없다고 애기하고 있는데 직감은 불길함을 감지하였으니. 걸음을 돌린 뒤에도 자꾸만 건물이 있던 쪽을 뒤돌아본다.)... 계획, 같은 거 없어. 그리고 누누이 말하지만 군림이 아닌 혁명, 정당하고 정의로운 세계를 만들길 바랄 뿐이야.
(깊은 한숨을 내쉬고 네 뒤를 천천히 쫓는다.)
...
건물 쪽을 뒤돌아본 헨리는,
건물 앞쪽에 산더미처럼 쌓인 해골 더미, 그리고 간신히 형체를 유지하고 있는 시체와 눈이 마주칩니다.
Ethan Henry:(움찔, 눈에 띄게 몸이 기울었다가 뒤늦게 중심을 찾는다. 해부된 사진, 유리관 속의 사람, 피비린내 나는 골목 그리고 이제는 해골더미? 오감이 단단히 글러먹은 모양이지. -하지만 그리 단순히 치부할 수 있는 문제일까.)..잠시만, 멈춰 봐 얀.
네 눈엔 저게 보이지 않아?(다시 돌아서서 건물, 아니 해골더미를 가리킨 순간 그것은 사라져 있었다.)..그러니까, 아까 우리를 막고 있던 건물. 네 눈에도 보였겠지?
엘로디 베르트랑:무슨 소리야, 헨리. 도로 한복판에 건물이 어떻게 존재해. (하하, 하고 소리내어 웃었다. 정말이지 어이없다는 듯이.) 혁명 운운하다 정신 나갈 일 있어? 어서 집에 돌아가자니까. 너, 지금 제정신 아닌 것 같아. (그런 것치고는 태연하다. 널 보는 눈에 나지막한 차분함이 스민 것으로 보아.) 농담보다 재미 없는 헛소리 말고 걷기나 해. 이미 밤이 되었잖아.
✎:다양한 찜찜함을 뒤로 하고 헨리는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단단한 바닥으로 헨리의 발걸음소리가 울려퍼집니다.
...
✎:이건 다 피곤해서 그런 겁니다. 따뜻한 물로 목욕하고 나면 기분도 한결 좋아질 거예요.
Ethan Henry:..그래, 도로 한복판의 건물이라니 이상하지. 게다가, 분명 차도 한 대 지나갔는데. 그렇다면 더더욱.. 건물이 있을 수 없잖아. (네 웃음소리에 허리춤에 올린 손을 말아 주먹을 쥐며 정신을 다잡아 본다.)..피곤해서, 피곤해서..(그런것이 이유가 될 수 있을 리 만무했지만. 어쩐지 오늘따라 모든 것을 유하게 넘기게 되는 것만 같았다.)
Ethan Henry:(..아, 내가 정말로 미쳐버린 모양이지. 손등으로 이마를 꾹 짓누르며 눈꺼풀을 천천히 감아내린다. 피곤해서, 단지 피곤해서...)너, 저게 뭐로 보여. (보나마나 사실적이고 아름다운 예술작품 쯤으로 생각할 것이 뻔하지만.)
엘로디 베르트랑:(평소와 다를 바 없는 표정으로 네가 말한 곳 보았다. 곧 네 감은 눈 위로, 제 손 겹쳤다가 한참 뒤에 내린다. 그리고서 그저 손장난이라도 쳤다는 양 어깨 으쓱 한다.) 마네킹? (잘 봐, 다시. 저게 마네킹이 아니라면 무어겠어.) 너 표정에 다 드러나거든. 실리콘 덩어리를 예술작품으로 생각할 마음 추호도 없으니까 걱정 마.
엘로디가 헨리의 눈에 올렸던 손을 내리고, 헨리가 눈을 뜨면 저 시체 잔해의 조각들은 이제 그저 평범한 마네킹으로 보입니다.
Ethan Henry:...(스쳐지나가듯 잔류하는 너의 온기. 그래, 꿈은 아니겠지. 현실이다. 다만 지독한 악몽 같은 현실. 이유를 알 수 없는 의미심장한 일들은 내게 무엇을 암시하고 있는가. 머릿속으로 같은 말을 되뇌이기 시작한다. 침착해, 진정해. 이곳은 평범한 골목일 뿐이고 저건..... 마네킹이다.)...멋대로 추측하지마. 이만 가지.(문이 열린 상점을 스쳐지나가듯 힐끗 바라보고)
✎:임대로 내놓은 상점인지 내부는 텅 비어있는 것 같고 문 역시 잠겨있지 않습니다.
애견용품을 파는 가게였는지 바닥에 큼직한 무언가가 몇 개 굴러다니는 것이 보이네요. 멀리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Ethan Henry:주인이 없어보이네. 굳이 들어갈 필요는.... 없겠지. (굳이, 구태여 저곳에? 하지만 본디 호기심은 억누를 수 없는 것. 기이한 일들이 일어난다면, 그 진상을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불쾌한 덩어리를 안고 집에 돌아가면 찜찜할 뿐이니까. 상점의 문을 끼익 열어젖힌다.(
엘로디 베르트랑:...굳이 들어갈 필요는 없겠지. (하지만 네가 그렇다면. 옆에 서서 걸었다.)
정말로 낡아서 잘 보니 재활용도 안 될 것 같습니다. 집어들기에도 찝찝할 만큼의 더러움이에요.
엘로디 베르트랑:골동품도 안 될 것 같네, 이정도면. 이런 낡은 쓰레기 같은 거 좋아하는 건 아닐 거라고 믿어.
Ethan Henry:아쉽네, 깨끗했으면 네게 메어 주는 건데. (손을 슬 들어 올려 네 목의 크기를 가늠하듯 하다가.)맞춤형인 것 같잖아. 그 우스꽝스러운 초커보다는 잘 어울릴 거야. 분명.(손가락으로 네 십자기 목걸이 줄을 가볍게 잡아 당기며 한 쪽 입꼬리를 비죽 올린다.)
엘로디 베르트랑:그래? 아쉽게 되었네. (더러운 목줄 하나 콱 밟고 네 앞에 선다. 여유 잃지 않은 표정. 어쩐지 희미하다.) 혁명으로 세계를 쟁취한 대단하신 군자의 개새끼라면 나름 선처인 편이지. (입꼬리 끝이 비틀린다. 그리고 다정하게. 네 팔 잡아올려서, 그 손목 안쪽에 느리게 입 맞춘다. 복종을 흉내내듯이.) 나중에 깨끗한 목줄을 찾으면 쥐여줄게, 이든. 희대의 거짓말쟁이에게 정복감과 열등을 느끼는 널 보고 싶거든. (아무도 없는 서늘한 곳에서 속삭이자, 피비린내라도 나는 것만 같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 한 걸음 물러서고.) ...관광 다 했으면 이제 갈까? 헨리.
Ethan Henry:(또 저 표정이다. 언제까지 형체도 없는 여유를 연기할 건지. 둘 다 솔직해질 필요가 있지만-, 아마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우린 서로의 앞에서 절대 편해질 수 없겠지. 언제까지나 이상적인 '자신'을 연기하며 정의하며 살아가게 될거야. 둘이 공존하는 한.)아니, 너한테 어울리는 것은 내가 직접 찾아. 정복감과 열등감이라- 고작 너한테?(뒷말은 묵음. 네게 뱉지 못할 말들은 걸러서 삼킨다. 손목에 새겨지는 듯한 감각에 한 쪽 눈을 가느다랗게 좁힌다. 헛웃음을 지으며 투박한 손으로 부드러운 네 뒷머리채를 당겨 뒤로 젖혀버리고.)그 개새끼라도 되고 싶으면, 멋대로 움직이지마. 오늘 유독 기분이 안 좋거든. 지금은 더욱 더 그래. 모든 게 의심스러운 상황에서는 너마저도 -(또다시 묵음이다. 머리를 팽기치듯 놔주고는 앞서 상점을 나선다. 부디, 감정적으로 행동하지마 이든. 알잖아. 이번엔 내가 먼저 심한 언사를 했다는 걸. -그렇지만, 거슬리는걸. 너는 허상이 아니라 자신 할 수 있어? 뒤돌아보면 너도 해골이 되어있는 건 아닐까.)
엘로디가 뒤따라 걷다가, 헨리의 팔을 콱 잡습니다. 그리고 눈을 마주쳐요. 가라앉은 눈동자가 보입니다. 아무 말이 없어요.
Ethan Henry:..아까 분명 가만히 있으라고 했던 것도 같은데. (신경질적인 말투로 읊조리고는 고개를 한 편으로 기울인다.)무슨 일이야. 말해.
엘로디 베르트랑:헨리, 함께한 세월이 얼마인데 이 정도도 용납 못 하겠다면 너 정의 입에 올릴 자격은 없어. (쥐새끼처럼 사소한 것에 빌빌대지 말고, 마음을 좀 넓게 가져보란 말이야. 팔 스륵 놓아준다.) 별 거 아니야. 쓸데없이 길바닥 쳐다보지 말고 앞만 보고 걸으라고. (괜히 나까지 거슬리니까. 이 정도는 배려해줄 거지?)
Ethan Henry:네가 자꾸 의미심장하게 구니까 하는 말이잖아.(물론 내가 예민한걸수도 있지만, 확실히 오늘의 너는..)앞만 보라는 말의 이유를 설명해봐. 왜 그래야하는지. -못할 것은 없지만 알잖아. 나. 이유 없는 행동은 안 해.(딱 거기까지. 네 표정을 찬찬히 훑어내린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알아야겠어.)
(심리학 판정 가능할까요)
가능합니다.
Ethan Henry: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강행...)
강행 가능.
Ethan Henry: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태연하기만 합니다. 여태까지 함께 지내오면서, 헨리가 본 엘로디의 표정 그대로예요. 더 무언가를 알아낼 수는 없겠습니다. 재차 말하듯 헨리가 알고 있는 모습, 백 퍼센트 그 자체니까요.
엘로디 베르트랑:의미심장하게 군다고? (가볍게 웃으면서, 시선 돌렸다가 다시금 대강 맞춘다.) 꿈이 그렇잖아. 계속 가다보면 언젠가 깨어나지만... 구태여 무언가 의식하는 행동을 했다가는 끔찍한 경험을 한 다음 깨어날 걸. 당연히 전자가 이득 아닌가. (그야, 흙바닥에 징그러운 벌레라도 있으면 큰 일이니까.) ...너희 집, 거의 다 왔네. (내 말 무시할 건 아니지? 아니다, 너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겠네. 어쩌겠어, 말리진 않을게.) 그저 사소한 일일 뿐이니까.
Ethan Henry:('내가'알고 있는 너의 모습. 그렇기에 이렇게 이질적인가? 원래 내게 너는 그런 존재였으니까. 하지만 이것은 무언가 결이 다르다고 느껴졌다.)결말이 같을 거라면, 끔찍한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진실을 깨닫는 편이 낫지 않겠어? 목숨이 걸린 것도 아니잖아. 경험이 두렵다고 무언가를 외면하지 않아 나는. (저 멀리 보이는 집에 잠시 시선을 두었다가 두어 발자국 앞으로 나아간다.)..사소한(눈을 감았다가 네가 있는 곳을 뒤돌아보며 손을 내민다. 겉으로는 한결 같았으나 명확한 시험의 태도.)밤도 늦었는데, 자고 가지 그래.
헨리는 그저 뒤를 돌아 엘로디를 보았나요, 아니면 엘로디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나요?
Ethan Henry:(자신과 같으면서도 다른, 푸른 눈동자를 뚜렷하게 응시하였습니다.)
엘로디 베르트랑:(흐릿하게 너를 응시하던 눈이, 정확히 네게로 향했다. 온전히. 이 공간에 배경이라고는 없이 너와 나만 있는 것처럼.) 너답네. 지독하게 끔찍하고, 지독하리만치 변하지 않는 너. ...아둔해. (그래, 너는 외면하지 않았지. 다만 끔찍하리만치 선명하게 앞을 바라본다. 나는 그게 싫어. 부드러운 목소리가 속삭인다.) 그럴까. (몇 분은 족히 지난 것 같지만, 종래에는 네게로 손을 뻗는다. 그렇게...)
Ethan Henry:바꿔말할까. 한결같아서 좋다고 하는 건 어때. 무슨 일이 있어도 나만은, 어떤식으로든 네 곁에 있으리라는 말도 되잖아.(단순한 말장난이다. 아둔하다는 말은 가볍게 무시했지만- 뒤이어 들려온 소리가 귓가를 아스라이 파고들었다.)..얀?(다급하게 네게 손을 뻗어 닿으려고, 잡으려고 한다.)
엘로디 베르트랑:(간신히 붙잡고, 휘청이다 다시 섰다.) 길이 정말... 험하네. (숨 고르고 말한다. 그때까지 눈을 떨어트리지 않고.) 그냥 두었어도 굴러떨어질 정도에서 끝일 텐데. (고맙게 됐어. 태연하게 말 건내었다.) 그보다, 너 정말 최악이야. 내 말 기억 못 해? (뒤돌지 말라고 했잖아.)
Ethan Henry:..원래 이렇게 험했나. 오늘따라 모든게 다..(말문을 잇지 못한 이유는. 종극에 다다른 의심. 나는. 나는 허상이 아닐까. 확실할 수 있어?)..굴러 떨어져 다리라도 한 쪽 부러지면 성가시잖아. (쯧, 아무래도 영 불안해서. 네 동의도 받지 않고 네 무릎 아래와 등을 받혀 안아 든다.)..혼란스러워. 넌 오늘 내가 뭘 봤는지 모르겠지. 맞아 떨어지지 않는 퍼즐 조각을 갖고 헤메는 기분이라고.(쯧, 정면을 바라본채 앞으로 다시 걸음을 내딛는다.)도대체 그 이유가 뭐야. 앞만 봐야하며 뒤돌지 말아야할 이유. 나 참, 누가 개새끼인지. 집에 가면 확실히 다 설명하는 편이 좋을거야. (이성적이지 못하다. 너무 많은 것을 보았고 조각이 맞지 않는 퍼즐을 잡았기 때문에. 지금의 나는 마치 가위를 들고 퍼즐 머리를 잘라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이번만. 지금의 나보다는 이성적인 너를 따라볼까-하고 결론지었다.)
엘로디 베르트랑:네가 본 것 말이지. (조용히 읊는다. 그저 그런 상태에서, 네 목소리를 듣고.) 기이한 건 현실이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건 환상일지도 몰라. (...음, 뭐! 소설 도입부도 그렇잖아. 진짜라고 믿는 게 가짜고, 환상이라고 치부한 게 현실이라는 거. 알 수 없는 내용을 뱉는다.) 헨리, 그래도 나는 네게 마지막 선의를 보였어. 오만방자한 너에게... (이렇게나 친절하게도. 안겨든 채로 한참을 있다가 오르막을 다 오르기 직전에, 네 목을 감싼다. 숙이도록 해 바닥을 보도록 했다.) 그렇게나 원한다면, 마주해. 편한 길을 마다하니... 난 영원히 너를 이해할 수 없겠지만. (눈 접어 웃는다.)
Ethan Henry:..역시, 무언가를 알고 있구나. 말해 엘로디. 너는 뭐고 나는 무엇이고 이곳은 어디며 진실은 어디에 있는지. 기이한 것들이 진실이라면 무엇이 그것을 가리고 있는지 말이야. 이질감을 느껴버린 이상 외면할 수 없어. 사실을 외면한다는 건 정말이지 바보 같은 짓이야. ...선의. 웃기네.(안면을 잔뜩 일그러트리며.)거짓말 마. 이번에도 네가 원하는 결말이 있었겠지. 너 또한 나 못지 않게 오만하니까. ..엘로디.(거부하지 않았다. 네 손길에 따라 자연스레 바닥을 내려다본다.)새삼스럽네. 언제나 그랬잖아 우린. ...영원히,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을거야.